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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쓰나미'에 휩쓸린 호주... "더 큰 게 온다" Reple 1 date. 2012.08.28 view. 45,264
  • 작성자. JACK
내륙 쓰나미가 덮친 투움바 길거리.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도로 위의 모든 것을 휩쓸고 간 퀸즐랜드 투움바의 내륙 쓰나미.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호주 동북부에 위치한 퀸즐랜드주가 호주 역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특히 10일 오후 2시에 발생한 호주 최초의 '내륙 쓰나미(inland tsunami)'에 강타당한 투움바 지역은 '유령의 고장(ghost town)'으로 변했다.

12일 오전 현재, 퀸즐랜드 홍수 피해 상황은 12명 사망, 70명 이상 실종, 약 4만 가구 침수 등이다. 또한 퀸즐랜드주 3/4에 해당하는 약 146만 평방킬로미터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이 면적은 한반도의 6배가 넘는 방대한 지역이어서, 언뜻 피해 정도를 상상하기조차 힘든 상태다.

그러나 더욱 우려스러운 건 최악의 상태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내륙 쓰나미'가 발생한 투움바 지역과 그 일대에서 발원한 큰 물줄기가 퀸즐랜드 동남부 쪽으로 흘러가면서, 브리즈번 등 큰 도시 주변의 강들이 범람하기 때문이다. 이 물줄기는 며칠 안에 뉴사우스웨일즈주 북부지역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전, 퀸즐랜드의 주도인 브리즈번에서 '연방정부+퀸즐랜드주정부 연석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더 힘든 상황이 다가오는 중(dark days ahead)"이라면서 "수해 예방과 복구를 위해서 군대를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퀸즐랜드 이재민.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NASA가 찍은 퀸즐랜드 위성사진.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모든 방송, 정규방송 중단하고 수해 상황 보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호주국영 abc-TV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상업TV 채널이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퀸즐랜드 홍수 위기(Queensland floods crisis)에 관한 현지 생중계를 내보내고 있다. 호주 3대 상업방송 채널인 채널7, 채널9, 채널10에서는 광고를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였다.

방송들은 현재의 수해 상황과 앞으로 예상되는 피해 지역을 알려주면서 수해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기상청을 수시로 연결해서 날씨를 예보하고, 비상재해방지본부(SES)의 가이드라인을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12일 오전, 채널9에 출연한 한 SES 자원봉사자는 "주민들이 처음에는 잘 믿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사전 대피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면서 "투움바 지역의 한 여성에게 자동차 운행을 중단하라고 권고했지만 듣지 않아서 재난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하여 애나 블라이 퀸즐랜드주 총리는 "재난지역 선포의 권한을 경찰과 ESC 직원(Police and emergency workers)에게 위임한다"면서 "퀸즐랜드 주민 전부에게 경찰 및 ESC 요원의 지시를 듣고 그것에 복종할 것(to listen and obey)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호주국영 abc-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애나 블라이 퀸즐랜드주 총리.
ⓒ 호주국영 abc-TV

 


호주 최초의 '내륙 쓰나미(in land tsunami)'

지난 10일 오후 2시, 호주의 전형적인 축산도시인 투움바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 폭우가 내륙 쓰나미로 발전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 연유로, 기상청은 물론이고 그 어떤 행정기관에서도 사전 경고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투움바 일대는 지형적으로 물이 고여 드는 지역(catchment area)이다. 2009년에 기자가 호주 최대 규모의 도축장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도 꽤 큰 규모의 홍수가 발생해서 놀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곳 주민들은 늘 생기는 일이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투움바 지역 주민들은 이번에도 종종 발생하는 물난리 정도로 여긴 듯하다. 그러나 길 가던 사람이 거센 물길에 휩쓸리고, 도로에 세워둔 자동차들이 둥둥 떠내려가자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었다. 불과 몇 시간 사이에 12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실종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 것.

당황한 애나 블라이 퀸즐랜드주 총리는 "호주 최초로 내륙에서 발생한 쓰나미"라고 선언하면서, 투움바 일대를 자연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쓰나미는 주로 해저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해일에 의한 높은 파도(seismic sea wave)를 일컫는다. 내륙에서 쓰나미가 발생한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내륙 쓰나미에 둥둥 떠다니는 자동차들.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내륙 쓰나미에 휩쓸려간 자동차들의 잔해.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물에 잠긴 브리즈번이 위험하다

브리즈번은 '태양의 주(Sunshine State)'라는 별명을 지닌 퀸즐랜드의 주도로 시드니, 멜버른에 이어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뿐만 아니라 아름답기 그지없는 브리즈번강이 도시 가운데로 흘러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도시다.

그러나 에메랄드빛으로 유명했던 브리즈번강은 갈색 흙탕물로 변했다. 하얀 돛대를 매단 요트가 떠다니던 강줄기도 집채만한 파도가 출렁거리는 위험지구로 변했다. 강변에 위치한 아름다운 주택 2만여 채가 침수 위기에 직면했다.

애나 블라이 주총리는 "13일 오전 4시에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74년에 기록한 위험수위를 넘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수해 예상 지역의 전 주민을 소개(疏開)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블라이 주총리는 이어서 "이번 물난리는 관광 이벤트가 아니다. 이건 자연재해다(This incident is not a tourist event. This is a natural disaster.)"라며,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비상대책본부의 지시에 철저하게 따라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물에 잠긴 브리즈번 외곽 지역.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범람한 브리즈번강.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길라드 총리, 군인과 군장비 동원령

11일 오전에 군용 헬기를 타고 '내륙 쓰나미'를 당한 투움바 지역을 둘러본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12일 새벽 브리즈번에 도착해서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다음, 애나 블라이 주총리와 함께 TV에 출연해서 각종 대책을 발표했다.

길라드 총리는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 액수가 130억 호주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미 자연재해지역으로 선포됐기 때문에 농민과 중소상인의 피해액은 국가에서 보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서 "이미 긴급 구호자금이 지불되고 있으니 비상망으로 연락하라"면서 전화번호를 알려주기도 했다.

길라드 총리는 이어서 "대책회의를 하면서 블라이 주총리에게 분명하게 밝힌 내용"이라면서 "퀸즐랜드 피해복구를 위해서 군대의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활용하도록 조치했다. 인명구조용 헬기와 구호물자 수송용 수송기는 이미 대기 중"이라고 발언했다.

11일 오전, 호주 연방정부는 믹크 슬레이터 예비역 장군을 퀸즐랜드 수해복구 총책임자로 임명해서 향후 2~3년 동안 모든 복구 작업이 완벽하게 이루어지도록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여기엔 개인주택의 보수와 도로, 철도, 항만의 재건도 포함된다.

헬기를 타고 내륙 쓰나미 지역을 돌아보는 줄리아 길라드 총리.
ⓒ 쿠리어메일

 


교민과 한인 워홀러의 인명 피해는 없어

퀸즐랜드주에는 한인동포와 유학생, 임시 체류자 등 한국인 3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12일 오후에, 퀸즐랜드주를 관할하는 주 시드니 대한민국총영사관의 최은정 민원담당 영사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최 영사는 "현재까지 보고된 인명 피해는 없고, 홍수로 인한 재산 피해 사례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특히 '내륙 쓰나미'가 발생한 투움바 일대의 농장에서 일하는 한국 워홀러(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이 많은데 아직 도움을 요청받은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역시 12일 오후에 전화로 연결된 퀸즐랜드한인회 김종원 회장은 "아직까지 한인회에 접수된 인명 피해는 없다"면서 "다만 침수 예상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주정부의 대피 명령을 받아서 대피한 사례는 많다"고 밝혔다.

브리즈번 시내에서 사업을 하는 김 회장은 주정부로부터 "시내사업장에서 철수하라는 연락을 받고 철수한 상태"라면서 "브리즈번강 주변에 위치한 집에서도 1층의 가재도구를 2층으로 옮겨놓았다"고 말했다.

교민들도 거주하는 브리즈번 외곽 지역.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물난리를 피해서 도로로 나온 뱀.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호주 정부

퀸즐랜드는 아열대성기후의 온난한 지역이라서 주민들의 성격이 밝고 쾌활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 10년 동안의 혹독한 가뭄 끝에 닥친 대홍수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앞으로 1~2일이 고비라는 방송을 들으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안전과 수해 복구를 위해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줄리아 길라드 총리가 1주일 동안 세 번이나 수해지역을 직접 방문해서 대책을 강구하고 피해주민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든든해하는 모습이다.

그뿐이 아니다. 뱀과 악어의 위험을 무릅쓰고 가슴까지 오는 물속에 들어가서 인명을 구조하는 경찰과 군인,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자주 TV 화면에 나온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 때문에 신음하는 농민들을 위해서 대한민국 군인들도 나서야 하지 않을까?

군인들을 만나서 수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는 줄리아 길라드 총리.
ⓒ 호주국영 abc-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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