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프리카의 눈물 3부 ‘킬리만자로의 눈물’, 대륙을 관통하는 ‘비극의 흐름’ | date. 2012.08.31 | view. 44,641 |
[아츠뉴스 뷰티스타 김풀잎 기자] 14일 방송되는 SBS 시사교양 ‘아프리카의 눈물’ 3부 ‘킬리만자로의 눈물’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하는 ‘비극의 흐름’을 조명했다.
적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아프리카의 최고봉(5,896m),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는 열대에서 유일하게 만년설을 간직한 아프리카의 성산이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고즈넉이 새하얀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킬리만자로는 존재만으로도 숨 막히는 위용을 드러낸다. 그러나 킬리만자로 정상을 뒤덮었던 웅장한 만년설은 지구 온난화로 이제 그 일부만이 남았을 뿐, 20년 안에 킬리만자로의 신비는 영원한 전설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킬리만자로 주변을 흐르던 케냐의 강들도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수년 간 계속된 가뭄은 강줄기뿐만 아니라 초원의 풀들도 앗아가 주민들의 삶을 위협한다. 마사이족(Maasai)은 식량의 주요 공급원이자, 부족문화의 중심인 소를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와 부족을 지키던 마사이족의 전사, 모란(Moran)은 이제 가뭄과 싸우며 살아간다.
케냐 북부 지역도 사막화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초지를 찾아 치고 올라오는 케냐 부족과 에티오피아 오모계곡 부족들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전쟁은 오모계곡에서 가장 강력한 냥가톰족(Nyangatom) 마을마저 황폐화시켰다. 아끼는 소는 물론 수많은 부족민들이 목숨을 잃은 냥가톰족 마을엔, 살길이 막막해진 주민들의 고단한 삶만이 가득하다. 그러나 이들은 정작 자신들에게 닥친 이 비극의 원인도 모른 채 또 다시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눈다.
케냐 국경 부근에 위치한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이 공원은 2009년에 가뭄으로 무려 70%의 초식동물을 잃었다. 먹잇감을 잃은 야생동물들은 본능적으로 물과 먹이를 찾아 ‘인간의 영역’까지 깊숙이 침범하여, 사람들과 갈등한다. 야생동물들은 밤이면 마을에 출몰하여 사람들이 가꿔놓은 작물들을 뜯어먹고, 발로 밟아 밭을 망가뜨려 놓기 일쑤다. 하루아침에 유일한 생계수단인 농경지를 잃은 주민들은 살길이 막막하기만 한데, 굶주림에 성난 동물들은 사람을 공격해 목숨까지 위협한다.
아울러 아름다운 인도양을 끼고 있는 남부 아프리카, 모잠비크도 지구온난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Maputo) 해안은 지반이 약한데다, 해수면이 상승해 도시가 침수 위기에 처해있다. 불과 10km 떨어진 세피나(Xefina) 섬은 이미 절반이상이 바닷속에 잠겨 처참하게 부서진 건물들만이 섬을 지킨다.
모잠비크 내륙은 가뭄으로 보다 심각한 물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십여 년간 가뭄이 지속되고, 올해 우기에도 비가 거의 오지 않은 남부의 가자(Gaza) 지역은 극심한 식수난과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산모는 아이를 출산하고도 마실 물이 없어 올챙이가 득실대는 더러운 웅덩이의 물을 마시고, 목동들은 가축들이 먹는 흙탕물을 같이 마시는 처참한 상황에 이르렀다.
가혹하게도 아프리카의 ‘비극의 흐름’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활고를 피해 인근 주민들이 몰려드는 대륙의 최남단, 남아공. 그곳에서 벌어지는 빈곤계층의 치열한 생존경쟁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무차별 공격(제노포비아,xenophobia)으로 치닫고, 거대한 비극이 되어 대륙전역을 감돌고 있다.
2008년 5월, 남아공에서는 모잠비크 출신 이주민 ‘에르네스뚜’가 주민들의 공격에 의해 도심 한복판에서 산채로 불타죽는 끔찍한 사건(일명 버닝맨 사건, Burning Man)이 일어난다. 모잠비크에는 그의 남겨진 가족들이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장남 알파베토에게도 아버지의 비참한 죽음은 상상할 수 없었던 충격이다.
그러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버지의 부재가 불러온 가난은 열네 살 어린 알파베토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가장이 된 알파베토는 생전의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아버지가 죽어간 땅 남아공으로 떠나는 것을 고민하기에 이른다. 이날 방송에서는 버닝맨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가슴 절절한 사연을 통해 물 부족으로 남아공에 스며든 이주 노동자들의 애달픈 삶과 남아공 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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