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氷 사라진 북극에 잡종동물 출현 |
date. 2012.08.21 |
view. 47,245 |
(서울=연합뉴스) 온난화로 여름철 북극해의 얼음이 사라지면서 곰과 고래, 물개 등의 서식지를 갈라놓던 자연적인 경계가 사라져 일부 희귀 포유류가 멸종하고 새로운 잡종 동물이 등장하는 사태가 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최신 연구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양 포유류학자와 보존유전학자, 진화생물학자로 이루어진 미국 연구진은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북극 해양 포유류 종이나 개체군 사이의 교잡에 의해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34마리의 동물들을 발견했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멸종위기에 있거나 위협 상태에 있는 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06년 북극곰과 회색곰의 교잡종으로 보이는 곰 한마리가 사냥꾼에 발견됐으며 2009년에는 북극고래와 참고래의 교잡종이 베링해에서 발견됐고 잔점박이 물범과 다른 속(屬) 동물인 흰띠박이바다표범 사이에서도 교잡이 일어나고 있다는 DNA 증거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밖에도 일각돌고래-흰돌고래, 고리무늬물범-흰띠박이바다표범, 북극고래-참고래, 하프물범-두건바다표범, 쥐돌고래-까치돌고래 등 최소한 5 종류의 잡종 동물들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북극의 고립된 환경에서 수천년을 살아온 동물들은 혹독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복잡하게 진화됐지만 자연 경계가 사라지면서 적응 유전자들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진은 멸종 위기에 있는 곰과 고래, 물개 개체군이 교잡으로 사라지기 전에 당장 이들의 생태 조사와 연구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은 교잡으로 태어난 동물들이 1세대에서는 유리한 특성을 가질 수 있지만 그 다음 세대부터는 게놈이 섞이고 환경 적응 특성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다시 결합되는 복잡한 현상이 일어나면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정 서식처에서 번성하도록 하는 특성과 관련된 유전자가 희석되면 동물들은 생존과 번식에서 적합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어떤 경우엔 진화적으로 새로운 종이 태어나는 잡종이 나쁘지 않지만 희귀한 북태평양 참고래 같은 경우 현존하는 개체수가 200마리 미만이어서 이들이 개체수가 많은 북극고래와 교잡할 경우 멸종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oungnim@yna.co.kr